모아주택 규제는 풀렸는데 왜 멈추나 — 용적률 500%, 층수 제한 폐지 그리고 자양2동 취소

2026년 7월, 서울시가 모아주택·모아타운 심의기준을 손봤습니다. 역세권 용적률은 최대 500%까지 열리고,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 제한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노후 저층주거지 소유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같은 달, 광진구 자양2동에서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던 모아타운 구역 지정이 취소됐습니다. 727세대 공급이 확정됐다고 발표된 지 넉 달여 만이었습니다.

이 두 사건이 모아타운의 현재를 요약합니다. 규제는 확실히 풀렸는데, 사업은 규제가 아니라 동의율에서 멈춥니다.

모아주택과 모아타운, 무엇이 다른가

용어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둘은 층위가 다릅니다.

구분내용규모
모아주택다가구·다세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 단위로 공동 개발하는 사업대지 1,500㎡ 이상
모아타운모아주택들을 하나로 묶어 도로·주차장 등 기반시설까지 확충하는 관리지역10만㎡ 이내

모아주택은 법적으로 새로운 사업이 아닙니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상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재건축사업, 소규모재개발사업을 서울시가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기존 재개발은 최소 1만㎡ 이상 구역에 노후도 요건을 갖춰야 했습니다. 신축 빌라가 몇 채만 섞여 있어도 요건을 못 채우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모아주택은 그 사각지대를 겨냥한 방식입니다.

서울시 자료 기준으로 2026년 3월 말 현재 24개 자치구에 총 132개소가 추진 중입니다. 자치구 공모 88개소, 주민 제안 44개소입니다.

2026년 7월, 실제로 풀린 것

서울시는 2022년 제도 시행 이후 223건의 통합심의를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제기된 규제를 중심으로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네 가지입니다.

① 역세권·간선도로변 준주거 상향 — 용적률 최대 500%

모아타운 내 제3종 일반주거지역 가운데 다음 조건을 만족하면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이 허용됩니다.

  • 사업구역 면적의 절반 이상이 지하철역 승강장 반경 350m 이내에 위치
  • 또는 폭 20m 이상 간선도로변에서 50m 이내에 위치

상향되면 상한 용적률이 400%까지 적용되고, 매입임대주택을 함께 공급하면 법적 상한인 500%까지 올라갑니다.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므로 사업성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다만 자동은 아닙니다. 준주거 상향은 추가로 필요한 기반시설 용량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됩니다.

② 층수 제한 폐지

여기가 흔히 잘못 알려진 부분입니다.

기존에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평균 13층 이하 규정이 적용됐습니다. 이번 개선으로 이 규정이 폐지됐습니다. 제2종 이상 일반주거지역과 연접한 블록 단위 모아주택은 층수 제한 없이 중·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습니다.

“최고 15층까지 가능해졌다”는 식의 설명이 아직 돌아다니는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성북구 정릉동 559-43번지 일대는 지하 3층 지상 22층, 364세대 규모로 확정됐습니다.

③ 주민공동시설 인센티브 확대

주민공동시설을 지상층에 설치해도 해당 시설의 용적률만큼 법적 상한 범위에서 완화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하층을 주차장 중심으로 쓰면서 지하 공사 규모를 줄일 수 있어, 공사비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④ 통합심의 절차 정비

2026년 2월부터 소규모주택정비사업 통합심의 대상에 경관·교통·재해·교육 분야가 추가됐습니다. 이에 맞춰 자치구가 심의 신청 전에 대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표준 처리절차가 마련됐습니다.

속도가 빠른 이유

일반 재개발이 10년 이상 걸리는 이유는 절차 때문입니다. 정비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 추진위원회 승인,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로 이어집니다.

모아주택은 정비구역 지정을 생략하고, 통합심의로 여러 심의를 한 번에 처리하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생략합니다. 기존 6단계 절차가 4단계로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사업 기간이 짧으면 금융비용이 줄고, 이는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 됩니다. 이 부분은 제도의 실질적 강점입니다.

그런데 왜 멈추는가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규제 완화 기사만 보고 판단하면 놓치는 대목입니다.

동의율이 사업을 뒤집습니다

서울시 갈등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토지등소유자 25% 이상 또는 토지면적 3분의 1 이상의 반대가 확인되면 대상지 선정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초기 동의율을 확보했더라도 이후 반대가 늘어나면 관리계획 고시 전에 중단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번 통과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실제 사례 두 가지

광진구 자양2동 681번지 일대는 이 구조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당초 3개 구역으로 출발했으나 한 구역 주민들의 반발로 그 구역이 빠졌고, 남은 2개 구역만으로 3만2,503㎡ 부지에 727세대(임대 166세대 포함) 계획을 세웠습니다. 2026년 3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해 사업이 확정됐다고 발표됐습니다.

그러나 남아 있던 구역에서도 토지면적 3분의 1 이상의 반대가 확인되면서, 7월에 구역 지정이 취소됐습니다. 통합심의 통과 후 넉 달여 만입니다.

강남구 역삼1동에서는 2026년 2월, 반대위원회가 국·공유지를 제외한 토지면적 기준 42.31%의 반대 동의서를 강남구청에 접수했습니다. 근생건물과 다가구·단독주택 소유자를 중심으로 반대가 결집한 결과입니다. 강남권이라고 예외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반대가 나오는 지점

반대 주체를 보면 패턴이 보입니다.

  • 상가·근생건물 소유주 — 임대수익이 끊기고, 새 건물에서 같은 수준의 상가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 단독·다가구 소유주 — 대지 지분은 크지만 세대수 기준 분담금 산정에서 불리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 고령 원주민 — 분담금을 현금으로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우려도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서울시는 2026년 3월 통합심의 소위원회에서 60개 모아타운 대상지에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하는 관리계획 변경안을 처리했습니다. 공시지가가 낮을수록 높은 보정계수가 적용돼 임대주택 비율과 용적률 완화 수준이 조정되는 장치입니다. 사업성을 끌어올리려는 조치이지만, 동의율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권리산정기준일 — 매수 전 반드시

투자나 매수를 검토한다면 이 항목이 가장 위험합니다.

서울시는 지분 쪼개기 등 투기수요를 막기 위해 대상지 선정 발표와 동시에 권리산정기준일을 고시합니다. 기준일 다음날부터 아래 행위로 늘어난 소유자는 분양권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1. 1필지의 토지가 여러 필지로 분할되는 경우
  2. 단독주택 또는 다가구주택이 다세대주택으로 전환되는 경우
  3. 하나의 대지에 속하는 동일인 소유의 토지와 건축물을 분리해 소유하는 경우
  4. 나대지에 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다세대주택 등을 지어 토지등소유자 수가 증가하는 경우

분양권을 못 받으면 현금청산 대상이 됩니다. 시세보다 낮은 감정가로 정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리산정기준일은 대상지마다 다릅니다. 서울시 전체에 일괄 적용되는 날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구역별로 고시되므로, 매수 대상 물건이 속한 구역의 고시일을 개별 확인해야 합니다.

보유자·매수 검토자 체크리스트

확인 항목확인 방법
해당 구역의 현재 지위서울시 모아타운 추진현황 자료 및 관할 구청 고시
권리산정기준일구역별 고시문 — 내 물건의 등기·건축 시점과 대조
반대 동의 진행 상황관할 구청 접수 현황, 반대위원회 활동 여부
구역 내 상가·단독주택 비중갈등 소지가 큰 필지가 많을수록 지연 가능성 상승
예상 분담금추진위 추정치는 초기 단계일수록 변동 폭이 큼
역세권·간선도로 요건 충족 여부승강장 350m, 간선도로 50m 기준 — 용적률이 크게 갈림

첫 번째 항목을 특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정 현황은 반드시 공식 자료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양2동 사례처럼 통합심의 통과 소식이 널리 보도된 뒤 취소된 경우, 이전 기사가 그대로 검색에 남아 있습니다. 오래된 기사나 부동산 커뮤니티 정보만 보고 판단하면 이미 무산된 구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오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

모아주택은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에 실질적인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용적률 500%, 층수 제한 폐지, 절차 4단계 축소는 분명한 개선입니다.

다만 제도가 좋아진 것과 내 구역이 진행되는 것은 별개입니다. 132개소가 추진 중이지만 통합심의를 통과하고도 뒤집힌 사례가 있고, 반대 동의율이라는 변수는 관리계획 고시 전까지 계속 열려 있습니다.

따라서 “기다리면 오른다”거나 “지금 팔면 손해”라는 식의 단순한 결론은 위험합니다. 내 구역의 동의율 흐름, 권리산정기준일, 예상 분담금 — 이 세 가지를 확인한 뒤에 판단할 문제입니다. 확인 없이 기다리는 것과, 확인하고 기다리는 것은 다릅니다.


참고자료

  • 서울특별시, 「모아주택·모아타운 활성화를 위한 심의기준」 개정, 2026년 7월 8일
  • 서울특별시, 모아타운 추진현황 (2026년 3월 말 기준)
  • 서울특별시 주거포털 보도자료, 성북·광진 모아타운 통합심의 결과
  • 한국경제, 「모아주택, 용적률 최대 500%·층수 규제 완화」, 2026년 7월 9일
  • 시사저널e, 「사업 확정 직전 뒤집혔다 — 모아타운 흔드는 ‘주민 이탈’」, 2026년 7월
  • 국토일보, 「강남구 역삼1동 모아타운 사업, 주민 반대동의율 42% 상회」, 2026년 3월

면책 고지
본 글은 서울시 정책과 공개된 보도자료를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물건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모아타운 지정 현황과 권리산정기준일은 구역별로 다르고 수시로 변경되므로, 실제 거래 전 관할 구청 고시와 서울시 공식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개별 사업의 사업성·권리관계·분담금은 정비사업 전문 변호사, 세무사 등의 검토를 거치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김종민 · 공인중개사
대교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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